▲ 노경은(왼쪽)-고원준.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투수 노경은(32)은 2012년과 2013년 두산의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또 다른 투수 고원준(26)은 미래가 촉망 받던 기대주로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롯데로 갔다. 그러나 두 명 모두 구단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며 지난달 31일 결국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가 먼저 제안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발진 강화를 위한 현장과 프런트의 공감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경은은 최근 은퇴 선언 번복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올 시즌 5선발로 출발했지만 부진한 성적(3경기 2패 평균자책점 11.17) 탓에 2군행을 통보 받자 은퇴를 선언했다가 10여일 만에 의사를 바꿨다. 이후 구단과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으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럼에도 롯데가 노경은을 품은 이유는 "아직 야구 선수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원준을 트레이드 맞상대로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카드를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구단의 기대만큼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고원준은 2011년 9승7패 평균자책점 4.19로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듬해 3승7패 평균자책점 4.25, 2013년 1승4패 평균자책점 5.61로 갈수록 부진했다. 또 자기 관리에 소홀하다는 평을 들었다. 2013년 시즌 후 군 입대를 하고 올해 다시 합류해 5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59로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두산도 이번 트레이드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노경은과 구단 사이에 갈등이 생긴 면도 있고, 어떻게든 노경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라면서 "선발과 구원으로 활용할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고원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전 소속 팀에서 '미운 오리' 신세였던 노경은과 고원준은 이제 새 유니폼을 입고 실력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노경은은 현재 롯데의 구멍 난 선발 마운드를 메워줄 후보다. 롯데는 외국인 '원투 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를 제외하고 토종 선발들이 모두 부진해 걱정이 크다. 노경은은 일단 2군에 가서 몸 상태를 점검하고 등판 날짜나 보직 등이 결정된다. 고원준은 2일 또는 3일에 두산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보직은 팀 내 5선발이 탄탄하고 반대로 불펜이 불안하기 때문에 중간 계투로 뛸 가능성이 크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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