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관료들 앞에서 쓴소리
법률시장 개방 다시 압박
한미 FTA 완전한 이행도 촉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통상 관료들 앞에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업규제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내며 법률시장 개방을 다시 압박했다.
리퍼트 대사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 조찬 강연에서 “외국 기업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비판했다. ‘한ㆍ미 경제 협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기업 규제들이 모두가 추구하는 자유무역환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좌석 넓이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과 컴퓨터 데이터를 위한 별도의 서버가 필요한 점 등을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이날 행사장엔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등도 참석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 같은 규제가 곧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는 나라가 되면 한국이 파트너십을 빼앗기는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며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며 투명한 글로벌 기준을 만들어야 한국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도 촉구했다. 리퍼트 대사는 “양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며 “특히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 법률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지고 한국 변호사의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국 기업들의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리퍼트 대사는 지난 1월 두 차례 국회를 방문, 법률시장 개방을 골자로 한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한편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선 “한국은 이미 TPP 12개국 중 10개국과 FTA를 맺고 있는 만큼 상당 부분 TPP에 속해 있다”며 “다만 무역 환경, 노동 분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