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기원과 시간의 역사를 탐구하는 천재 물리학자에게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불가사의한 존재였다.
3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티븐 호킹은 전날 영국 ITV의 ‘굿모닝 브리튼’에 출연, 트럼프 인기 비결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나도 잘 모르곘다”고 대답했다. 호킹은 이론 물리학자이지만, 대중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에 맞설 대담한 대응책 ▦대 이스라엘 봉쇄정책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도 종종 제시하고 있다.
호킹은 다만 트럼프의 정체에 대해서는 확실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는 일반 대중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낮은 공통 요소에 호소하는 선동가”라고 표현했다.
호킹의 평가에 직접 반응하지 않았으나, 트럼프는 이날도 비협조적 언론에 막말과 독설을 날렸다. 또 현장에 있던 ABC방송 기자를 향해 ‘추잡한 녀석’(Sleazy Guy)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트위터를 통해서는 CBS의 여성 방송 진행자 케이트 커릭을 ‘사실을 조작하는, 잊혀져 가는 3류 기자’라고 비난했다. “부정직한 언론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 퇴역군인들을 위한 600만달러 모금’주장 진위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질문이 쏟아지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기자들이 “비판론자들은 당신이 모금 수치를 과장한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지자, “정치담당 기자들은 그동안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부정직한 집단에 속한다”고 일갈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ABC방송 기자를 가리키며 “여기 추잡한 녀석이 있다. 내 책에도 그렇게 나오는데 당신은 추잡하다. 왜냐하면 사실 관계를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목된 기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에 대해 부정직하게 보도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또 총기소지 지지자들을 멍청한 집단으로 묘사하는 방송물을 내보냈다며, CBS의 커릭 진행자에 대해 ‘사기꾼 같은 방송 편집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커릭 진행자는 최근 총기사고 심각성을 알리는 영상물을 제작ㆍ방영했는데, 그의 질문에 총기소지 지지자들이 머뭇거리는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 ‘편파 편집’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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