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상품, 서비스에 걸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대폭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그 동안 불황형이나마 흑자를 유지하며 외환건전성 등에 도움이 돼왔지만, 이젠 그나마도 규모가 크게 줄어 우려를 낳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는 33억7,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5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이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그러나 흑자액은 지난 3월(100억9,000만 달러)와 비교해 3분의 1 정도로 감소했고, 작년 4월(77억3,000만 달러)의 44% 수준에 그쳤다.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4년 1월(18억7,000만 달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95억6,000만 달러로 3월(124억5,000만 달러)보다 28억9,000만 달러 줄었다.
수출은 403억1,000만 달러로 작년 4월보다 19.2% 줄었고, 수입은 307억5,000만 달러로 18.7% 감소했다. 2014년 11월부터 상품교역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졌지만, 4월에는 수출의 감소 폭이 더 컸다.
품목별 수출실적(통관기준)을 보면 디스플레이패널이 작년 4월보다 37.0% 급감했고, 가전제품(-25.0%), 승용차(-18.3%), 기계류ㆍ정밀기기(-16.5%), 철강제품(-13.9%) 등의 감소 폭도 컸다. 지역별로는 중남미(-39.7%), 중동(-27.4%), 일본(-25.4%)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6억2,000만 달러로 3월(10억달러)보다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5억3,000만 달러 적자를 냈고, 운송과 지식재산권사용료에서도 각각 5,000만 달러와 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건설수지는 5억5,000만 달러 흑자로 기록됐지만, 흑자 규모는 전월(9억2,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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