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시작했거나 혹은 준비 중임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지난달 22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관찰한 결과 영변 핵단지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의심할 만한 활동이 발견됐다고 분석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방사화학실험실 옆에 액체저장용 탱크나 유사 형태의 물체를 적재한 2대의 무개화차가 새로 나타났고, 방사화학실험실 부속 화력발전소에서 소량의 연기가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방사화학실험실은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부르는 명칭이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앞서 “화물이 실린 화차가 방사화학실험실 옆에 자리 잡은 일은 2000년대 초에만 포착됐던 드문 일로, 모두 재처리 활동과 연관돼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버뮤데스 연구원은 방사화학실험실 동쪽 약 180m 지점에 있는 폐기물처리 관련 건물 부근에서는 새로운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고, 영변의 5㎿급 원자로는 매우 낮은 출력으로 가동되거나 아예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5㎿급 원자로가 완전히 가동되면 북한은 이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매년 핵무기 2개 분량에 해당하는 약 6㎏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또한 북한이 영변 핵단지에 건설 중인 실험용경수로(ELWR)의 부속 변전소 조성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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