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외국산 호두와 팥을 사용한 호두과자가 활개치자 관련 업계 및 농민과 손잡고 원조 진품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한 ‘명품인증제’를 도입한다.
31일 천안시와 지역 호두과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국도로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기준으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의 호두과자에 사용되는 팥은 중국산 92%, 미얀마산 8%로 나타났다. 또 호두는 미국산 95%에 캐나다와 칠레, 호주, 뉴질랜드산이 5%를 차지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호두과자는 대부분 수입원료로 만든 것으로 보면 된다.
원인은 원가 때문이다. 밀가루와 호두, 팥을 모두 국산으로 할 경우 개당 417원이 든다. 하지만 수입 재료를 쓰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0원이면 가능, 1만원짜리 한 상자에 호두과자 50개를 담을 수 있다. 반면 토종재료를 사용하면 24개가 고작이다. 요즘은 수입산도 가격이 올라 개수 또는 중량을 줄이고 있다.
이에 천안시는 호두과자 명품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밀 팥 호두를 공급하는 농협과 영농조합법인, 과자점 등과 연합사업단을 구성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 공모에 참여했다.
향토산업육성사업에 최종 선정될 경우 향후 4년간 팥앙금과 호두 등 원재료를 절반 가격으로 공급받는 등 3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짝퉁’의 기승을 꺾을 수 있는 디딤돌인 셈이다.
이와 함께 제과용으로 적합한 ‘고소밀’재배지 30ha를 6월말 걷어내고 대신 앙금용 팥을 심어 주재료의 자급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100% 국산재료를 사용한 ‘○○당 팥 초코파이’를 개발하고, 커피원두처럼 팥을 로스팅한 카페인 없는 '천안아라리팥차'도 출시키로 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짝퉁의 공세에 포위된 호두과자를 우리 재료를 통해 명품으로거듭나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천안밀을 비롯해 아라리팥와 광덕 호두 등 로컬푸드 생산농가의 소득 안정도 이끌어 내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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