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여대생이 이별에 앙심을 품은 전 남자친구가 지른 불에 타 숨졌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빈첸초 파두아노(27)는 경비원 업무가 끝난 이날 오전 3시쯤 전 여자친구인 디 피에트라토니오(22)가 새로 사귀는 남자친구의 집을 찾았다. 그는 잠시 후 집을 나서는 피에트라토니오의 차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차가 인적이 드문 로마 변두리에 이르자 파두아노는 길가에 차를 세우도록 위협한 뒤 옛 애인의 차에 막무가내로 올라타 피에트라토니오의 얼굴과 차량 내부에 알코올을 쏟아 부었다.
겁에 질린 피에트라토니오는 곧 차를 버리고 100여m를 도망쳤지만 뒤따라온 파두아노에게 붙잡였다. 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를 켠 파두아노는 곧바로 알코올에 젖은 전 여자친구의 얼굴에 불을 붙였고, 순식간에 피에트라토니오는 산 채로 화염에 휩싸였다.
보도에 따르면 범행 직후 경찰에 붙잡힌 파두아노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8시간 동안 이어진 심문 끝에 화형식과 다름없는 방법으로 피에트라토니오를 죽였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경찰 관계자인 루이지 실리포는 “경찰로 25년 동안 일하면서 본 사건 가운데 가장 끔찍하다”고 말했다.
한편 범행 현장을 지나던 차량 두 대가 피해자의 도움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외신들은 얼굴에 불이 붙은 피에트라토니오가 도로변에 쓰러진 채 소리를 질렀으나 행인들이 이를 외면한 장면이 주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고 전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마리아 몬텔레오네 검사는 “만약 누군가 도와줬다면 여성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원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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