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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전 민원’ 피해서… 지하차도 출입구를 중학교 인근으로

입력
2016.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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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줄인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

차량ㆍ보행자 추돌 등 안전 우려

고양시는 “노선 재변경 못해”

백마지하차도/2016-05-31(한국일보)
백마지하차도/2016-05-31(한국일보)

경기 고양시가 중학교 인근에 지하차도 출입구를 내기로 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애초 계획됐던 출입구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따라 지하차도 길이를 줄인 것이 또 다른 민원을 불러온 셈이다.

31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2011년 11월부터 4년간 중단됐던 고양시 경의선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가 지난해 말 재개됐다. 공사는 경의선 복선전철로 가로막힌 일산신도시와 풍동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190억 원을 들여 길이 760m, 폭 2∼4차로 ‘백마지하차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09년 착공했으나 지하차도 공사현장에서 20여m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 공정률 65%(497m) 상태에서 멈춰 섰다.

고양시는 이 주민들을 설득해 잔여구간 263m 가운데 97.5m만 마무리하기로 하고 공사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길이를 줄인 지하차도 출입구가 백마중학교 인근 백마4단지 앞에 놓이게 되면서 이번엔 학부모들이 학생 안전을 우려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하차도 출입구와 아파트 진출입 교차로간 거리가 27m에 불과해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방 시야각이 좁은 지하차도 진출 차량이 아파트를 드나드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추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백마중학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 대책위는 시에 지하차도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 서명부 등을 전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석근 백마 4단지 비상대책위원회 부 대표는 “지하차도 출입구와 아파트 출입구, 학교 정문이 동시에 맞물려 있는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학생과 단지 주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누구를 위해 사업을 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노선변경을 다시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아파트 진출입 교차로 바로 앞에 출입구를 내려다 주민 의견을 수렴, 그나마 뒤로 뺀 것”이라며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 연말까지 공사를 끝낼 것”이라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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