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와 홈경기 선발 출전
8회말 시속 156㎞ 직구 통타
‘플래툰’ 고집하는 감독 앞에서
우완 투수 상대 홈런만 4개째
이대호(34ㆍ시애틀)가 강속구를 화끈하게 받아 쳐 시즌 7호 대포를 가동했다.
이대호는 5월3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홈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6-2로 앞선 8회말 1사 1ㆍ3루에서 쐐기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오른손 투수 브랜던 마우러를 상대로 시속 156㎞ 직구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앞선 7회 안타를 신고한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시즌 타율을 0.267로 끌어올렸다. 팀은 9-3으로 이겼다.
이대호는 이날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4월 14일 텍사스전에서 좌완 제이크 디크먼의 156㎞ 강속구를 시즌 2호 대포로 연결했고, 이번엔 오른손 파이어볼러를 공략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대호는 홈런 7개 중 4개를 직구에서 만들어냈다. 나머지 구종은 싱커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각각 1개씩이다. 직구 공략 시 장타율은 0.482에 달한다.
이대호는 또한 상대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잘 치는 타자라는 것을 어필했다. 스캇 서비스(49) 시애틀 감독은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한 포지션에 두 명의 타자를 두고 운영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왼손 타자 애덤 린드(33)를 주전 1루수로 중용하면서, 우타자 이대호는 백업 요원으로 상대 팀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올 때 주로 기용했다. 때문에 홈런을 치고도 다음 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이대호는 왼손보다 오른손 투수 공을 더 잘 쳤다. 홈런 7개 가운데 4개를 우완 투수에게 뽑아냈다.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 역시 0.290(31타수 9안타)인 반면 왼손 투수 타율은 0.250(44타수 11안타)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이대호는 수비를 할 때 손맛을 더 많이 봤다. 1루 수비를 하고 있을 때 홈런이 6개 나왔고, 나머지 1개는 4월 14일 텍사스전 연장 10회 대타 홈런이다.
이대호가 실력으로 보여주자 한국과 일본에서 뛸 당시 이대호의 오른손 투수 상대 성적을 모른다고 했던 서비스 감독의 심경 변화도 엿보였다. 서비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대호가 매 경기 보여준다”며 “놀랍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도 호의적이다. CBS스포츠는 “이대호가 5월에만 5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13타점을 올렸다”고 칭찬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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