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의 한 미용실이 장애인을 상대로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가 있는 이모(35·여)씨는 지난 26일 충주 모 아파트 상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염색했다.
이 미용실을 이용한 적이 있는 이씨는 “예전처럼 10만원 정도 선에서 염색해달라”고 했지만 미용실 원장은 염색을 하면서 “오늘은 비싼 약품이 많이 들어갔다”는 말을 몇 차례 반복했다.
원장은 염색이 끝난 뒤 “오늘은 52만원”이라며 이씨의 카드를 받아 곧바로 결제했다.
이씨의 억울한 사정을 접수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이 미용실에서 피해를 본 사례가 2~3건 더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지적 장애인 여성은 커트비로만 10만원을 냈고, 또 다른 지적 장애인은 머리 손질과 염색에 4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센터측은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염색한 이씨 머리를 확인해보니 두피까지 시커멓게 염색이 되고 모발도 많이 손상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미용실이 있는 아파트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새터민 가족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문제의 미용실은 서비스 가격표도 붙여놓지 않고 장애인을 상대로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받아왔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사회적 약자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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