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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女 골퍼들 사이에서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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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女 골퍼들 사이에서도 인기

입력
2016.05.3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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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사진=박종민 기자.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서점가에서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에 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자기계발'에 대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욕구는 이제 단순한 삶을 추구하고 충분히 쉬고 싶은 욕구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여자골퍼들 사이에서도 '미니멀 라이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승을 기록 중인 '장타여왕' 박성현(23ㆍ넵스)의 취미는 '정리'다. 그는 "청소를 좋아한다. 집에 있으면 자주 청소를 하기 때문에 방과 화장실이 모두 깨끗해진다"고 털어놨다. 박성현은 최근 본지와 만나서도 "쉴 때는 집에서 있는 편이다. 잠을 자거나 그냥 쉬거나 한다"고 말했다. 시즌 중에도 하루쯤은 온전히 쉬어야 한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조정민(22ㆍ문영그룹)의 일상도 이분화 돼 있다. 골프를 하거나 멍을 때리거나 둘 중 하나다. 멘탈 코치와 함께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는 올 시즌 기복이 적은 이유에 대해 "쉴 때는 완전히 생각을 비운다"는 비법을 고백했다. 조정민은 시즌 중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월요일에는 골프채조차 잡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정민은 단순한 삶과 충분한 휴식이 순간 집중력을 끌어올려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했다.

김보경(30ㆍ요진건설)도 과거 본지와 통화에서 '쉴 때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충분한 수면이나 TV시청, 친구들과 대화 등이 잘나가는 한국여자골퍼들의 대체적인 취미 생활이었다.

소소하면서도 단순한 취미 생활들이다. 고된 골프 훈련에 지쳐 반강제적으로 소소한 취미를 갖게 된 경우도 있지만, 충분한 휴식이 삶에 활력을 준다는 믿음에서 '멍 때리기'를 자처하는 선수들도 많다. '휴(休)테크'라는 말처럼 '잘 쉬어야 잘 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골퍼들이 상당수다. 실제로 지나치게 많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보다는 쉴 땐 쉬어가며 다음 걸음을 생각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최근 장하나(24ㆍBC카드)의 사례는 여자골퍼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장하나는 지난 4월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도중 기권을 선언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빈혈 증세에 시달린 탓이다. 올해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3개월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개 대회 중 무려 9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한 달간 골프채를 놓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장하나는 6월 4일 열리는 숍라이트 클래식이나 같은 달 10일 개막하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중 복귀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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