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경찰청은 31일 검사·의사를 사칭, 젊은 동성애자들을 상대로 2억여 원의 돈을 뜯은 혐의(상습사기)로 윤모(51)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성애자인 윤씨는 동성애자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11명의 남성에게 검사나 의사로 신분을 속여 “취직시켜주겠다”거나 “동거를 하자”며 모두 2억 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절도 등 전과 24범인 윤씨는 주로 서울 대학가 주변에서 기거하며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들은 채팅 앱에서 전문적인 법률·의학 용어를 능란하게 구사하는 윤씨를 30대 중반의 검사·의사로 믿었다. 일부 취업준비생은 취업을 시켜준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네기도 했다.
윤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채팅 앱으로만 연락하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휴대폰과 계좌를 이용했다. 현금을 인출할 때는 가발 등으로 변장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윤씨는 가로챈 돈을 피부과 진료, 네일샵 이용 등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검사를 사칭하는 사람에게 취업 알선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뜯겼다는 신고에 따라 피해자가 이용한 채팅 앱과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근거로 피의자를 추적, 잠복 끝에 대전역 인근에서 윤씨를 검거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동성애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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