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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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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답답해졌다

입력
2016.05.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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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변상일 4단

흑 홍성지 9단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3> 초반 포석이 대충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큰 자리는 좌변과 좌하귀 뿐이다. 홍성지가 1로 좌하귀에 미끄러져 들어가자 변상일이 2로 대세점을 차지한 건 당연하다. 이어서 흑3, 백4로 각자 자기 진영을 정비한 후 홍성지가 좌변에 5로 쳐들어갔고, 변상일이 6으로 ‘차렷’해서 여기서부터 중반 전투가 시작됐다.

좌변이 알기 쉽게 정리되면 아무래도 흑이 편한 바둑이 될 것 같다. 백의 입장에서는 좀 더 강력히 흑을 공격해서 역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흑이 7, 8을 교환한 다음 9로 뛰어나가자 워낙 가벼운 돌이라 공격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변상일이 잠시 공격을 보류하고 10으로 일단 실리부터 챙겼다.

이때 홍성지가 13으로 붙인 게 일리 있는 응수타진이다. 반대로 백에게 A를 선수 당하는 게 싫다는 뜻인데 여기서 백이 덜컥 14로 응수한 게 이른바 ‘상대의 손 따라 둔 수’다. 14가 부분적으로는 정수지만 지금은 좌변이 공수의 초점이므로 <참고1도> 1로 날일자 하거나 A로 덮어씌워서 먼저 공세를 펼쳐야 했다. 반대로 흑이 먼저 15로 밀어오자 단박에 백이 답답해졌다.

17 때 <참고2도> 1이면 2 때 또 3으로 물러서야 한다. 그래서 18로 이단 젖혔지만 당장 19부터 23까지 반발이 통렬하다. 기세상 일단 24로 젖혔지만 백의 포위망이 너무 허술해서 흑보다 백이 더 곤란한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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