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 예식장을 돌며 축의금 봉투를 훔쳐 달아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예식장에서 축의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강모(41)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현금 80만원이 든 봉투 6개를 훔치는 등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61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주로 하객이 몰려드는 식전에 집중됐다. 하객으로 가장한 강씨는 신랑 측에 가서 방명록에 쓰인 이름을 하나 외운 뒤 “신부 측에 넣어야 하는데 잘못 넣었다”며 봉투를 돌려받았다. 접수대 위에 놓인 축의금 봉투를 빈 봉투와 ‘바꿔치기’ 하거나 바닥에 떨어진 축의금 봉투를 챙기기도 했다.
강씨의 범행은 모임에서 단체로 낸 210만원 가량의 축의금이 사라진 것을 파악한 한 혼주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강씨 신원을 확인하고, 인천 부평구의 한 고시원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결혼식장에서 하객의 얼굴을 모르는 친인척이 주로 축의금을 받는 점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혼주들이 피해 사실을 알더라도 좋은 날에 신고하기를 꺼린다는 점을 노렸다”며 “축의금 접수는 최소 3명 이상이 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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