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ㆍ공화당이 양분하는 미국 정치판에서 1% 내외 지분을 갖고 있는 제3의 군소정당 자유당(Libertarian Party)이 두 거대 정당에 앞서 30일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작은 정부와 자유ㆍ공정경쟁을 중시하는 자유당은 1971년 창당했으며, 양당제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자유당은 이날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두 차례 투표 끝에 55.8% 득표율을 기록한 존슨 전 지사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존슨 전 지사는 후보로 지명된 뒤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존슨 전 지사는 2012년에도 자유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대권 재수생’이다. 당시 미 전역에서 127만5,804표(득표율 0.99%)를 얻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과 밋 롬니(공화당)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 출신인 존슨 후보는 95년 공화당 소속으로 뉴멕시코 주지사에 당선됐다. 존슨 후보는 이날 전대에서 “나의 솔직한 접근이 민주ㆍ공화 양당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으며 자유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갖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존슨 후보의 당선 여부 대신 유권자들의 반감이 높은 도널트 트럼프(공화당)와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전 국무장관이 맞붙게 될 올해 선거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존슨 전 지사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 이변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이 각각 42%와 39%의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존슨은 1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자유당 내부에서는 올해 대선에서 자유당 돌풍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존슨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평균 15%를 넘을 경우 올 가을 트럼프, 클린턴과 함께 대선후보 TV토론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6년 대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이 심한 만큼 1968년 조지 월리스 후보 이후 최초로 제3당 후보가 주(州)단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선거인단을 획득하는 시나리오까지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존슨 후보의 고향인 뉴멕시코, 부통령에 도전하는 웰드 후보의 매사추세츠와 알래스카, 애리조나, 콜로라도, 네바다 주 정도에서만 의미 있는 득표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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