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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대기, 3분 진료’ 바로잡고… 점점 커가는 전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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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대기, 3분 진료’ 바로잡고… 점점 커가는 전문병원

입력
2016.05.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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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예손병원 원장
김진호 예손병원 원장

‘3시간 대기, 3분 진료.’ 국내 대학병원의 안타까운 현주소다. 다행히 2008년 ‘비정상의 의료전달 체계 개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문병원 시범사업이 첫발을 내딛었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은 그 동안 숫한 시련을 겪었다.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설 투자와 의료기술 확보에 전력 질주한 것. 인증 평가 중 가장 점수가 높은 항목은 ‘환자의 안전과 의료질 향상’이다.

의료시스템 개선은 물론 그에 따른 의료인력 확충, 병원 시설개선을 위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고통스런 경영 압박을 받았지만 ‘의료전달 체계 개선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당연한 투자’라 생각하고 감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특정 진료과목에서 환자들에게 대학병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대기시간도 짧고 비용도 저렴해 환자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병원의 필요성과 관심이 커지면서 2011년 제1기 지정(99곳)에 이어, 지난해 초 제2기 111곳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특히 시범사업이 시작 된지 8년만인 올 2월에는 ‘전문병원 인센티브’ 지원을 어렵게 이뤄냈다.

사회적 필요 서비스 분야인 수지접합이나 알코올, 화상, 재활의학, 뇌혈관, 주산기, 유방, 심장 분야는 가산료(전문병원 관리료의 20%)가 지급된다. 반면 비급여 수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척추관절, 대장항문 분야는 ‘차등적용’이라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관리료의 40%만 지급받고 있는 것. 향후 수가 가산, 차등여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그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것이 정책당국의 의견이다.

그러나 비급여 수가 비중에 따른 가산, 차등지급에 대한 우려가 많다. 단순히 ‘비급여 수가 비중이 높은 질환’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척추 비급여 치료의 경우 신기술 적용과 그에 따른 첨단의료기기 등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반해, 급여기준이 미처 따라가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급여 수가 비중을 떠나 관리료를 동일하게 지급하고, 병원들의 자정작용에 맡기는 것이 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 이라는 시각이 많다. 수가 가산이 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분위기다.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수준을 대체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다. 실제 전문병원에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포진해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의 가산율은 30%인데 반해 전문병원은 20%로 낮아 유리하다. 환자 개인 부담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국민 의료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의사소통구조도 단순해 빠른 판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골절, 외상,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과 같은 급성기성 질환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른 시간 내 수술대에 오르기 어렵다. 환자들이 몰리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병원에서는 해당분야 전문의가 상주하므로 이른 수술과 치료가 가능하다. 전문병원의 활성화 이유다.

앞으로 다양한 의료 공급 체계 안에서 전문병원제도가 잘 정착 되길 기대한다. 전문병원은 의료전달 체계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문병원만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더 투자를 하고 노력하며 국민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 전문병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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