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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큰 진전’...“사채권자 채무 재조정도 무난히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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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큰 진전’...“사채권자 채무 재조정도 무난히 이뤄질 것”

입력
2016.05.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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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현대상선이 회생의 키를 쥐고 있는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선박 대여 비용) 인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면서 협상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월부터 끌어온 용선료 인하 협상이 사실상 합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대상선으로선 31일부터 이틀간 이어지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로부터 채무 재조정안을 이끌어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용선료 협상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대상선의 협상 타결 시한을 좀 더 미뤄주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현대상선은 그간 해외 선주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용선료 조정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얼마 전보다 협상이 크게 진전이 있는 상황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안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용선료 협상이 진전을 보인 것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영국계 선주사 조디악이 전향적으로 돌아선 덕분이다. 현대상선은 그간 연간 용선료(약 1조원)의 70%를 차지하는 다나오스ㆍ나비오스ㆍCCCㆍ조디악ㆍ이스턴퍼시픽 등 5개 컨테이너선사를 상대로 용선료를 평균 28%가량 내리는 협상에 주력해왔다. 산은은 “주요 컨테이너선사 5곳과의 협상이 모두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벌크선주사들에게는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합의 성사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선료 인하 폭은 당초 목표치인 평균 28%엔 못 미치는 20% 수준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협상에서 우리가 28% 인하를 제시했다고 해서 상대방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서로 적정 수준을 제시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10% 후반대는 우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은 다수의 선주들로부터 회신을 받아야 하는 걸 고려해 잠정 데드라인을 좀 더 미뤄주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용선료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물리적 시한보다는 협상을 타결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다소간 변동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도하게 협상을 지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전된 성과를 내면서 31일과 다음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도 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틀 간의 집회에서 사채권자를 상대로 8,043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이뤄내야 한다. 회사측은 공모사채 채권자들에게 50% 이상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뒤부터 3년간 분할상환한다는 채무조정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 동안 사채권자를 상대로 채무 재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며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상대로 한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 제3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건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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