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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교육비 껑충, 학부모들 허리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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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교육비 껑충, 학부모들 허리 휘청

입력
2016.05.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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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름동은 학원 1번가답게 각종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최근 사교육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세종시교육청이 억제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아름동은 학원 1번가답게 각종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최근 사교육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세종시교육청이 억제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신도심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자녀 과외비를 15만원이나 더 올려줬다. 과외 교사의 요구에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아이 성적이 꽤 올라 당분간은 계속 맡겨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종시 이주공무원 B씨는 서울의 유명학원 출신 과외 교사에게 자녀를 과외 시키고 있다. 아이에게 수도권 수준 과외라도 받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돈이 아깝지 않다. B씨는 “과외비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도 만족하고 있어 계속 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학생과 높은 교육열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억제책을 내놨지만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한 미등록 고액 과외가 성행하는 등 사교육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의 사교육비 증가율은 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1.0%) 보다 무려 5배나 높다. 사교육비가 감소한 대전(-1.0%)ㆍ충남(-0.5%)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시의 사교육비 급상승은 신도심 공동주택의 지속적인 분양 및 입주에 따른 인구 증가와 초ㆍ중학생 중심의 유입 학생 급증 등 때문이다. 2012년 7월 출범 당시 1만1,797명이던 학생 수는 지난 4월 말 현재 3만6,509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주 공무원 등의 교육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수도권 수준 교육열도 사교육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교육 수요가 많아지면서 시교육청에 등록된 학원ㆍ교습소ㆍ개인과외가 7배 이상 많아졌다. 수도권 명문 학원과 대형학원도 이젠 세종시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시교육청은 지속적인 지도ㆍ점검을 하고, 다음달 중 미신고 개인과외교습자 자신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등 억제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세종시 학원 1번가인 아름동 학원 상가 모습. 이 곳에선 매일 오후 3시 이후부터는 노란색 각종 학원 차량과 일반 통행 차량이 뒤섞여 혼잡이 빚어지기도 한다.
세종시 학원 1번가인 아름동 학원 상가 모습. 이 곳에선 매일 오후 3시 이후부터는 노란색 각종 학원 차량과 일반 통행 차량이 뒤섞여 혼잡이 빚어지기도 한다.

현재 세종 사교육 현장에선 미등록 불법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무등록 과외 학생 모집 게시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등록을 했더라도 실제 현장에선 신고 내용과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모 부부 과외 교사는 외국어 과외 신고만 하고, 실제로는 한 공간에서 외국어와 수학을 가르친다. 이는 관련법 상 엄연히 불법이다.

2년 전 세종 신도심 지역으로 전입 온 한 학부모는 “주변 아이들이 전부 학원에 과외까지 하다보니 우리 아이도 시키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불과 몇 년 사이에 아이 사교육비가 배 가까이 늘어 부담이 큰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부담이 더 늘어날 게 뻔하다는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글ㆍ사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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