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서버를 둔 ‘짝퉁 페이스북’이 등장했다. 인터넷 사용이 철저히 통제된 북한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머니와 북한 전문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SNS 페이지 ‘스타콘(starcon.net.kp)’이 온라인 상에 개설됐다. 스타콘의 ‘스타’는 북한 국영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 ‘별’에서 따온 이름이고 인터넷 주소상의 국명 ‘kp’도 서버가 북한에 있음을 알려준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이 사이트는 페이스북과 비슷한 SNS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 php돌핀으로 제작됐기에 외형상 이 프로그램이 기본 제공하는 페이스북과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차용했다.
사이트를 처음 발견한 딘 리서치센터의 덕 매도리 소장은 CNN머니에 “북한 내부의 누군가가 시험 삼아 만들어 본 페이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북한 사이트는 중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데 이 사이트는 북한 내부에 서버를 두고 있다”며 “사이트를 만든 것이 북한 정부인지는 확실치 않으며 북한 내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트의 존재가 알려지자 해외 이용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칭 계정을 만들거나 사이트 전체를 김 위원장의 사진으로 뒤덮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18세 해커 앤드루 맥킨은 관리자로 접속에 성공해 해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러시아투데이에 따르면 그는 로그인 정보에 ‘admin(관리자)’과 ‘password(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관리자 모드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스타콘은 폐쇄된 상태이나, 폐쇄 이전에도 한국에서는 아이피 우회 없이 이 사이트에 직접 접속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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