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업종 등에 대한 과도한 여신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6개월 만에 10%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은행 가운데 이 비율이 10%대를 밑도는 것은 수은이 유일하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수은의 BIS 비율은 9.89%로, 국내 은행 평균 (14.02%)에 크게 못 미쳤다. 은행들이 올해 1분기 2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불리는 사이, 수은은 조선업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수은은 앞서 SPP조선과 경남기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전성이 악화돼 작년 3분기말 BIS 비율이 9.44%까지 하락했다가 정부의 1조원대 출자로 작년말 간신히 10%대(10.04%)에 올라섰다.
자본확충이 없다면 수은의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STX조선해양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수은은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의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 수은이 부담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수은의 조선업종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0조원이 넘는다.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수은의 자본확충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을 현물출자하기로 결정했지만, 정부는 최소 수조원의 자본이 추가로 확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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