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 마지막 날인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방한 첫날 정부의 강경한 대북 압박 기조와 달리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 총장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유엔 비정부기구(NGO)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중에 있는데 농촌 개발과 사회 경제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서 전파하고 있는 새마을 운동을 우회적으로 치켜세웠다. 반 총장은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아프리카에 알리는 일에 전념하고 있고, 한국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젊은 청년들이 세계 시민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시사 후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하던 터라 눈길을 끌었다. 반 총장은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이 참석한 유엔총회 기간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해 “산불처럼 새마을운동이 번지고 있다”며 새마을운동에 대해 긍정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답변 없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 실무진들과 자신의 숙소인 경주 힐튼 호텔 내부 식당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식당으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과 마주친 반 총장은 먼저 “반갑습니다”라고 외치며 손을 들어 인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경주 =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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