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변상일 4단
흑 홍성지 9단
<장면 2> 앞으로 초단이 세계대회서 우승해도 곧바로 9단으로 특별 승단된다. 한국기원은 최근 승단 규정을 일부 개정, 이같이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세계대회서 우승하면 자기 단위에서 3단만 특별 승단할 수 있었다. 이밖에 세계대회 준우승이나 국내대회 우승은 2단, 국내대회 준우승 시 1단 승단 규정은 종전대로 적용된다.
두 선수는 이번이 입단 후 첫 대결이다. 특히 지난해 이 대국을 둘 당시 변상일이 랭킹 13위, 홍성지가 17위로 서로 엇비슷한 전력이어서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앞에서 변상일이 우변을 △로 지킨 게 일석이조의 호착이다. 당장 백이 <참고1도> 1로 침입하는 걸 방지하면서 잠시 후 실전 진행에서 나오는 것처럼 위쪽 흑진에 쳐들어가는 뒷맛을 노리고 있다. 그렇다고 흑이 지금 당장 우상귀에 한 수 더 둬서 지키고 싶지는 않다. 아직 초반이므로 다른 데 더 큰 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홍성지가 1, 3으로 하변을 키운 게 올바른 선택이다.
그러자 변상일이 바로 4로 쳐들어갔다. 이때 홍성지가 먼저 5로 들여다본 게 기민한 응수타진이다. 지금 백이 <참고2도> 1로 받는 건 언제든지 흑A나 B가 선수여서 백△의 운신이 불편해진다. 그래서 6으로 응수했지만 일단 이 교환 자체로 흑이 약간 이득을 본 셈이다. 수순을 되돌려서 흑이 먼저 7부터 16까지 진행한 다음 5로 들여다봤다면 백이 고분고분 6으로 받아줄 리 없기 때문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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