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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용 기프트카, 저소득 가정에 자립 희망의 불씨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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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용 기프트카, 저소득 가정에 자립 희망의 불씨 전해

입력
2016.05.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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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지나면 차 소유권 넘겨줘

봉사 차량 셰어링 캠페인도 열기

청년층 창업 지원 사업 늘리고

임직원 재능 기부 포상제 도입

창호 기술자 이기림(45)씨에게 사업이 기울어 파산 신고를 한 2012년은 악몽 같은 해였다. 이후 그는 일용직을 전전하며 아내와 네 자녀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씨의 가정에 다시 희망을 안겨 준 건 현대자동차의 ‘기프트카’(Gift-Car)였다. 2013년 기프트카 지원자로 선정돼 1톤 트럭 ‘포터’를 받은 그는 다시 조그만 사업체를 꾸려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며 떳떳한 가장으로 돌아왔다. 이씨는 “차가 없으면 일을 못하는 업종이라 기프트카가 너무 고마웠다”며 “이 차 덕분에 우리 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분수광장에서 어린이보육기관 원아와 관계자들이 통학 차량으로 지원받은 노란색 스타렉스 10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 4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분수광장에서 어린이보육기관 원아와 관계자들이 통학 차량으로 지원받은 노란색 스타렉스 10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차 이상의 선물 기프트카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현대차그룹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게 창업을 통한 자립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기프트카 캠페인을 시작했다. 매년 사연을 받아 지원이 가장 절실한 대상자를 선정해 창업용으로 ‘포터’나 승합차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자동차 ‘레이’, ‘봉고’ 등을 전달하고 있다. 취득세 및 보험료, 마케팅을 포함한 창업자금은 물론 창업 교육 및 컨설팅까지 모두 제공한다. 1년이 지난 뒤에는 차량 소유권까지 넘겨준다.

캠페인 초기 960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해 '959전 960기’의 신화를 쓴 전북 완주군의 차사순 할머니와 장애아동복지시설 승가원에 전달된 기프트카는 TV광고로도 큰 화제를 모으며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 새 장을 열었다.

캠페인 5년째인 2014년 현대차는 창업용 차량과는 별개로 '기프트카 셰어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누구나 기프트카를 신청해 봉사활동이나 멘토링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이 캠페인도 3개월간 1,700여명의 신청을 이끌어내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 방방곡곡에 지원된 기프트카는 총 216대. 2014년부터 탈북민도 지원 대상에 포함돼, 9명이 창업용 차량을 받았다. 아무리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라도 대당 차 가격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규모다. 기프트카의 주인공들은 큰 힘을 얻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프트카를 받은 150명의 누적 월 평균 소득이 이전에 비해 2~3배 늘었고 300만원 이상 월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도 여러 명 되는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 회사가 가장 잘 하는 분야인 차를 통해 서민의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당초 목표가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밝혔다.

기프트카는 '함께 움직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4대 사회공헌사업(4대 무브) 중 ‘이지 무브’(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의 일환이다. 이밖에 나머지 세 바퀴인 교통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세이프 무브’, 환경보전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무브’, 임직원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자원봉사 활성화를 도모하는 ‘해피 무브’도 동시에 굴러가고 있다.

현대차 임직원들이 새로운 10년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인 6대 무브를 적은 푯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임직원들이 새로운 10년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인 6대 무브를 적은 푯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앞으로 10년을 준비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Trustworthy Partner for Today & Tomorrow)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했다. 앞으로 10년간 지속적이고 깊이 있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진정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성장과 더불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힌 정몽구 회장의 의지도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사업 현황과 외부 환경을 분석,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 기존 자동차 중심에서 그룹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사회공헌 체계로의 개편과 자립 지원형 일자리 창출이 그 핵심이다.

기존 4대 무브는 ‘드림 무브’와 ‘넥스트 무브’가 더해져 6대 무브로 확대됐다. 드림 무브는 청년 및 저소득층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사업들로 꾸려진다. 현대차그룹은 청년 사회적 기업가 발굴과 육성을 위한 ‘H-온드림 오디션’,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대상으로 멘토링과 교육을 제공하는 ‘서초 창의 허브’ 등에 신규 사업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넥스트 무브는 그룹 계열사들의 기술ㆍ서비스ㆍ인프라를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사업들로 채워진다. 고철 유통구조를 혁신해 더 많은 이익을 영세 사업자에게 환원하는 현대제철의 ‘H-리사이클 센터’, 공작기계 설비로 사회적 기업들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현대위아의 ‘프로토타입 개발 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성과평가 체계도 구축한다. 그룹 내 자체 평가뿐 아니라 제3자 평가를 도입해 객관성을 높일 방침이다. 여기에 매년 국내외 계열사의 사회공헌 담당자 및 관련 기관이 참석해 사회공헌 이슈를 공유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임직원들의 재능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포상제도도 도입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 계열사가 참여해 수립한 사회공헌사업 계획에는 실현 가능한 목표와 방안을 담았다”며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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