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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백서 남기는 첫 번째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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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백서 남기는 첫 번째 의장

입력
2016.05.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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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직 수행도 영속성 필요”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 5選

“지금도 내 잠옷은 수술복”

정의화 국회의장이 28일 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임기 중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8일 의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임기 중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의 집무실 한편에는 가림막 뒤로 작은 책상이 하나 있다. 유소희 기록비서의 자리다. 유 비서는 임기 2년 간 집무실에서 이뤄진 정 의장의 모든 발언을 적었다. “의장직 수행에도 영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정 의장의 신념 때문이다. 이 기록은 이르면 6월 말 ‘국회의장 백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정 의장은 28일 본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배 의장들이 남긴 전례나 기록, 귀감이 될 만한 당부가 전혀 없다”며 “내가 어떤 철학과 신념으로 의장직을 수행했고 임기 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축적해 역사에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서의 마지막 장(章)은 박근혜 대통령의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될 듯하다. 이수원 전 의장비서실장은 “임기 중 모든 사건을 백서로 남기는 건 정 의장이 처음”이라며 “사실에 기반하되 때로 필요한 경우 의장이 직접 생각을 구술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15대 총선 때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천으로 부산 중ㆍ동구(선거구 획정으로 현재는 중ㆍ영도, 서ㆍ동으로 통폐합)에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 당선돼 19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했다. 부산 봉생병원을 만든 신경외과전문의 출신이다. “지금도 잠옷이 수술복”이라는 정 의장은 “정치를 잘못하면 수없이 많은 이들이 고통에 빠지니 의사보다 더한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974년 전주 예수병원에서 수련의로 출발한 그는 1991년 영호남민간인협의회를 만들어 문화교류 지원을 시작한 이래 의정활동 중에도 내내 ‘영호남 지역갈등 해소’를 화두로 붙잡았다. 지난 26일엔 제3지대 중도 정당의 플랫폼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창립했다. 그는 “의장은 그만 둬도 정치는 계속하겠다”며 “앞으로 75세까지는 지금의 건강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공식행사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참석자가 있으면 자신의 것을 풀어서 줄 정도로 ‘수트의 정석’을 중시하기로도 유명하다. 정 의장은 “임기가 끝난 다음날부터는 넥타이는 풀고 청바지 차림으로 다닐 것”이라며 홀가분해했다. 이날 정 의장이 맨 ‘마지막 넥타이’는 화사한 코랄빛이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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