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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뛰어든 태권도 관장의 ‘살신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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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뛰어든 태권도 관장의 ‘살신성인’

입력
2016.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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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으로 물놀이 갔다가

어린 제자 3명 휩쓸리자 몸던져

2명 구하고 결국 돌아오지 못해

30대 태권도장 관장이 급류에 휩쓸린 관원들을 살리고 숨진 강원 홍천군 서면 밤벌유원지 현장. 강원소방본부 제공
30대 태권도장 관장이 급류에 휩쓸린 관원들을 살리고 숨진 강원 홍천군 서면 밤벌유원지 현장. 강원소방본부 제공

30대 태권도장 관장이 자신의 몸을 던져 급류에 휩쓸린 어린 제자의 목숨을 구한 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모(34) 관장은 지난 28일 인근 3개 도장 관장과 관원, 가족 40여명과 함께 때 이른 무더위를 피해 강원 홍천군 밤벌유원지로 물놀이를 왔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들은 유원지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 27분쯤 갑자기 김모(14)군 등 관원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이를 본 김 관장은 곧바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제자 2명을 수심이 얕은 쪽으로 밀어내 목숨을 구했다. 그는 물 속에 남아 있는 김군을 구하기 위해 다시 강물에 몸을 던졌으나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인근을 지나던 카누 동호인 등이 구조에 나서 물속에서 힘이 빠진 김 관장을 건져 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군은 실종 2시간 여 만에 소방구조대에 의해 숨진 상태로 인양됐다. 김군이 발견된 곳은 휩쓸린 곳에서 10m 가량 떨어진 수심 1, 2m 정도 되는 지점이었다. 김 관장이 구조한 10대 2명은 건강한 상태라고 홍천소방서는 전했다.

홍천강은 경관이 수려하지만 물살이 세고 물속 경사가 심한 곳이 많아 수난사고가 잦은 곳이다.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연평균 10명이 넘는 익사자가 발생했다. 한 때 ‘마의 홍천강’이라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홍천소방서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기는 유속이 잔잔하고 얕은 곳 같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급류를 만날 수도 있는 곳이라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고 현장 인근에는 멀찌감치 보이는 수영금지 경고 문구 외에 구조 및 감시 인력이나 구명조끼 등 장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행정당국 등이 아직 본격적인 물놀이 철이 아니라 인력이나 장비를 배치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천=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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