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출판사에 손해배상 판결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의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의혹을 제기한 출판사 대표가 책을 출간한 문학동네에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오선희)는 문학동네가 순위조작 의혹을 제기한 새움출판사 대표 이대식씨와 이를 보도한 뉴스1 및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출판인회의 순위 산정 방식에 따라 이 산문집이 11위에 오른 사실이 인정되고, 문학동네가 댓글 알바를 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이씨의 주장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해 300만원을, 뉴스1과 해당 기자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해 9월 전국 8개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 수량을 종합해 예약판매 중이던 ‘라면을 끓이며’가 11위에 올랐다는 4주차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했다. 그러자 이씨는 페이스북에 “출간도 되지 않은 도서가 11위에 오른 것은 조작 발표”라고 썼다.
이씨와 뉴스1 측은 “순위조작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일부 내용이 허위라 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만큼 위법성은 없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가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는 진실”이라는 뉴스1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보도에 암시된 사실 자체가 허위라면 그에 관한 소문이 있다는 것은 진실이라 해도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1에는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홈페이지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주문도 포함됐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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