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 데뷔 처음으로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벅 쇼월터(60) 감독의 생각을 바꿔 놓고 있다.
김현수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3-8로 뒤진 7회 무사 2루, 클리블랜드 불펜 토미 헌터(30)의 시속 153㎞짜리 직구를 받아 쳐 좌전안타를 때렸다. 시즌 타율은 3할8푼6리(44타수 17안타)가 됐고, 볼티모어는 4-11로 패했다.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기회를 얻은 4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이 기간 성적은 15타수 6안타(0.400)에 4사구 2개이며 출루율은 시즌 출루율(0.460)을 웃도는 5할3푼3리다.
이날 경기에 앞서 쇼월터 감독은 “나는 바보가 아니다. 4할 타자를 라인업에서 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하고, 정규시즌 초반 김현수를 벤치에 앉혀 둔 쇼월터 감독의 180도 달라진 태도다. 쇼월터 감독은 경기 전 볼티모어 지역 방송 MASN과 인터뷰에서 “타수나 안타 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현재 선수의 상태만 본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26일 휴스턴전에 선발 출전해 데뷔 첫 3안타를 쳤고, 27일에도 선발로 나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까지 3경기에도 한 차례 이상 출루에 성공했다. 쇼월터 감독은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많은 한국 선수들이 시즌 초 어떻게 시작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봤을 때 어떤 결과를 냈는지 지켜보지 않았나. 우리도 김현수를 열린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라며 김현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현수를 적극적으로 중용할 방법을 찾으면서 용병술에도 변화가 생겼다. 28일 클리블랜드전부터 김현수가 2번으로 전진 배치된 가운데 29일엔 경쟁자였던 조이 리카드(25)도 동시에 내보냈다. 김현수가 좌익수, 리카드가 중견수로 나섰다.
물론 아직 김현수는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연속 경기 출루를 이어가긴 했지만 2번 타순에서는 더 많은 출루가 필요하다. 쇼월터 감독도 “아직 김현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누구도 김현수를 평가할 수 없다”며 “지금은 김현수를 지켜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볼티모어선과 인터뷰에서 “경기에 뛸 기회와 팀에 공헌할 기회가 늘어나면 그만큼 자신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사실 여전히 타석에선 생각이 많지만, (경기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예전보다는 확실히 편안해졌다”며 “더 마음 편안하게 경기를 치르면서 지금 이 성적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성사된 한국인 맞대결에서 이대호(34ㆍ시애틀)는 7회말 대타로 나가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5-6로 뒤진 9회말 무사 1ㆍ3루에서는 우익수 플라이를 쳤으나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30ㆍ미네소타)는 삼진 2개를 포함해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미네소타의 6-5 승리. 둘은 전날 첫 맞대결에선 나란히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했다.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은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원정경기에서 8-4로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10에서 2.03으로 낮췄고, 팀도 9-4로 승리했다.
텍사스와 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강정호(29ㆍ피츠버그)는 전날 시즌 6호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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