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펀드상품 혁신안 발표
기존 최소 1억 이상서 대폭 낮춰
분산투자형 재간접펀드 도입
손실폭 최소화한 상품 허용도
이르면 9월부터 500만원 이상만 있으면 누구나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수익 사모펀드에 간접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손실폭이 제한되는 펀드가 도입되는 등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펀드 상품이 대거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재산 증식 지원 펀드상품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금융위는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펀드에 투자를 하면 사모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최소투자금액은 500만원에 불과해, 일반투자자들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까지 사모펀드에 투자하려는 개인은 최소 1억원 이상이 필요했다.
공모 재간접펀드는 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산이 전체의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투자자보호장치도 마련된다. 금융위는 우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부터 우선 투자를 허용하고 장기적으로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의 확대도 검토키로 했다.
현재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인덱스형 상품만 허용된 ETF(상장지수펀드)도 종류가 다양해진다. 금융위는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종목, 매매시점을 운용자의 재량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액티브 ETF’를 도입키로 했다. ETF는 상장돼 거래가 가능한 펀드로 일반 펀드와 비교해 판매수수료가 없고 투명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ETF의 장점과 펀드매니저가 성장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종목을 발굴하는 등 과감한 전략을 세워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 액티브 ETF다. 이밖에 인덱스형 ETF와 액티브 ETF를 결합한 ‘스마트베타 ETF’,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간접투자하는 대체투자 ETF도 연내 선을 보인다.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 위험을 줄이는 펀드들도 출시된다. 이익의 상한을 두는 대신 가격 하락 시 손실폭이 줄어드는 ‘커버드콜(Covered call) 펀드’, 사전에 약정된 최대 손실폭 이상으로 손실이 나지 않도록 하는 ‘손실제한형 펀드’ 등이 허용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구조가 복잡하지만 대거 판매돼 불완전판매 논란이 큰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3일 동안의 투자 숙려기간을 부여하거나 안전추구형 투자자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대신 ELS보다 구조가 쉽고 손실이 제한된 상장지수채권(ETN)의 상장을 늘리고, ETN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해 ELS 투자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후 대비에 적합하도록 투자자의 연령대와 상황 등에 따라 펀드 내 자산배분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자산배분펀드 제도가 도입된다. 은퇴시점까지 남은 기간이 길 경우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고 시간경과에 따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 등의 다양한 펀드가 출시될 전망이다. 개인연금의 경우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지 않아도 연금 운용사가 미리 자산배분을 해놓는 연금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디폴트옵션’ 제도도 도입된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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