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는 환희와 눈물이 교차했다. 승부차기 끝에 2015~16시즌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쥔 레알 마드리드는 환호했고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울음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남긴 기록을 살펴본다.
▲레알은 전인미답의 11번째 우승 ‘라 운데시마’를 달성했다. La undecima의 La는 영어의 정관사 The, undecima는 11번째라는 뜻이다. 레알에 이은 역대 우승 2위는 이탈리아의 AC 밀란(7회)이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이 각각 5회로 공동 3위다.
▲레알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2위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ㆍ9골)와는 무려 7골 차. 자신이 2년 전 세운 한 시즌 최다 득점(17골) 기록은 깨지 못했지만 4년 연속 득점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우승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며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에도 바짝 다가섰다. 정규리그 35골을 포함해 올 시즌 51골을 넣었으니 자격은 충분하다. 그는 “발롱도르 수상에 집착하지는 않는다”면서도 “50골을 넘기면서 특별한 역사를 썼다. 발롱도르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고 기대감을 숨지지 않았다.
▲레알은 ‘돈방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레알은 결승 진출까지 수당으로 이미 525억 원을 챙겼고 우승 상금 200억 원을 합쳐 700억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UEFA가 대회 후 중계권료와 입장권 판매, 스폰서십으로 올린 수익 중 일부를 배당금 형태로 나눠주는데 레알이 받을 금액은 최소 26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모두 합치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만 1,000억 원 가까이 된다.
▲아틀레티코는 113년 묵은 한을 풀지 못했다. 1903년 창단한 아틀레티코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만 세 번이다. 1974년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재경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놓쳤다. 2014년에는 레알에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당시에는 1-0으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후반 추가 시간에 세르히오 라모스(30)에게 동점 헤딩골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내리 3골을 헌납해 땅을 쳤다. 2014년에 이어 또 다시 레알에 우승컵을 내준 디에고 시메오네(46) 아틀레티코 감독은 “준우승 팀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0-1로 지고 있다가 페널티킥을 못 넣고도 동점을 만들었다.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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