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네다(羽田)공항 활주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대한항공기의 왼쪽 엔진내 뒷부분의 터빈 블레이드(회전날개) 수 십 개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는 화재가 난 엔진내부를 내시경을 통해 탐색한 결과 연소실 뒷부분에 있는 회전날개가 수십개 파손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사고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 엔진에 문제가 발생, 부품이 파손되며 활주로에 흩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사고기는 활주로를 600m가량 달리다 이상이 발생했으며, 이후 정지할 때까지 700m를 더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의 조사 결과 사고기가 이륙하기 위해 이용한 활주로의 약 600m 지점에 엔진커버와 회전날개 등 부품이 집중적으로 흩어져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700m 되는 지점까지 비행기 타이어 자국이 남겨졌다. 조사위원회는 사고기 기장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향후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분석해 상세한 경위와 원인을 추적할 예정이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대한항공 보잉777기는 27일 낮 12시40분께 C활주로(길이 3,360m) 남단에서 북서쪽으로 활주를 시작했다. 이후 왼쪽 엔진에 불이 나면서 남단에서 약 1,300m 지점에서 정지했다. 즉시 진화작업이 진행됐고 승객과 승무원 등 319명은 오른쪽 비상슬라이더를 이용해 탈출했다.
화재 엔진 앞부분의 프로펠러 ‘팬 블레이드’에는 눈에 띄는 손상 흔적은 없었고, 조류 사체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조류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원회측은 엔진 파손 경위 규명을 위해 엔진 제조사인 미국 프랫앤휘트니측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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