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도 동고동락 인사
“내년 대선서 정권교체가 소명”
이훈(서울 금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야권의 ‘두물머리’ 정치인으로 통한다.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듯 이 당선자가 야권 뿌리인 김대중(DJ)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진영을 잇는 연결고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이력이 양쪽에 걸쳐 있다. DJ의 고향인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그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DJ정권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공보팀장을 맡았다. 두 야당인 국민의당과 더민주에 동고동락했던 인사들이 여럿 포진해 있다. 때로는 두 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셈이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그에게 20대 국회 첫 원내기획부대표를 제안한 배경에도 이런 경력과 관계가 작용했다. 청와대 상황실장 등을 지내며 쌓은 기획력과 함께 두 당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 당선자도 “그런 인간적 관계가 양당 간 정치적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된다면 언제든 나설 것”이라며 가교역할을 내비쳤다. 사실 20년 만의 3개 교섭단체 체제에서 제1당인 더민주는 경쟁과 협력의 시소를 적절히 탈 필요가 있다. 이 당선자도 “생각보다 숙제가 많다”면서 “더민주가 원내 1당이 된 20대 국회는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더민주 당원이고 더민주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사람”이라며 ‘양다리 행보‘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울 대원고와 서강대 사학과를 나온 이 당선자는 4ㆍ13 총선에서 낙천한 이목희 의원의 금천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선거캠프에서는 호남 유권자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핵심 역할을 하며 힘을 보탰다. 그는 “모두가 DJ와 노무현 세력이 힘을 합쳐 이기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고,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말하는 소명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다.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 대통령을 만들어봤던 DJ, 노무현 두 세력이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DJ가 서거 전 마지막으로 그에게 남긴 말도 ‘이 비서는 머리가 좋으니 꼭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라’는 당부였다는 말도 소개했다. 이 당선자는 “정권 교체를 못하면 지역민들에게 자신의 거취 문제를 물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 때 정권 교체를 꼭 하겠다고 공약을 했으니, 이를 지키지 못하면 의원직 유지에 대해 지역 유권자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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