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억원 상당의 배임ㆍ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석채(71) 전 KT 회장이 항소심에서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광만)는 27일 이 전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횡령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던 서유열(60) 전 KT 사장에게도 같은 형이 선고됐다.
항소심은 이 전 회장이 임원들 수당인 ‘역할급’ 27억5,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조성한 비자금 11억7,000만원 중 11억2,350만원을 회삿돈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이 전 회장은 경조사비, 격려금 등 회사 업무상 필요에 의해 비자금을 썼다고 주장했고, 1심도 수긍해 무죄로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은 KT에서 주는 정상적인 업무추진비가 있음에도 개인 체면을 유지하거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비자금을 썼고, 이는 회사를 위한 경비지출 성격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103억원대의 배임 혐의에 대해선 검찰의 입증 부족으로 보고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7촌인 유모씨와 KT가 공동설립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사업체 3곳의 주식을 비싸게 매입해 103억5,000만원의 손해를 KT에 끼친 혐의를 받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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