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정재훈/사진=임민환 기자
두산은 올 시즌 가장 무서운 팀이다.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를 제외하고 8개 팀이 촘촘한 경기 차를 유지하며 중위권 다툼을 하고 있지만, 두산은 일찌감치 1강으로 나섰다. 지난달 13일 1위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26일 현재) 2위 NC와는 7.5경기 차로 달아났다.
좀처럼 흠 잡을 구석이 없다. 선발 마운드가 확실하고, 타선은 뜨겁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투수 조 맏형 정재훈(36)의 활약이다.
정재훈은 올 시즌 두산의 셋업맨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23경기에 나와 31이닝을 책임지고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하고 있다. 남다른 안정감으로 홀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올 시즌 3홀드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 정재훈의 평균자책점은 가장 낮다. 정재훈이 허리를 지키면서 두산은 이겨야 할 경기를 확실히 잡고 갈 수 있다.
팀이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서 자주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있다. 정재훈은 "나 때문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며 "경기 결과가 좋으면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 (김태형) 감독님도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잦은 경기 등판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 주변에서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부분 또한 내가 책임지고 관리를 해야 할 부분이다"며 웃음지었다.
돌아온 친정팀에서의 활약이라 더 값지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았던 정재훈은 2014 시즌이 끝난 뒤 FA(프리 에이전트) 장원준의 보상 선수로 롯데로 떠났다. 친정팀을 떠난 정재훈은 지난해 10경기에 나와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7.11에 그치며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썼다. 불펜이 약했던 두산도 정재훈의 공백에 큰 아쉬움을 가졌다. 하지만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다시 정재훈을 지명하면서 친정팀 복귀가 이뤄졌다.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고, 펄펄 날고 있다. 2010년 23홀드로 생애 첫 홀드왕을 따낸 이후 6년 만에 정상도 노린다. 정재훈은 "감독님과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인데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어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베테랑이라고 힘을 주는 것이 아닌 좋은 모습으로 후배들이 배울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도 만족을 느낀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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