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요 클럽에서 밀수한 마약을 유통한 프랑스인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고은석)는 국제우편을 통해 외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약을 국내에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프랑스인 A(28ㆍ무직)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9회에 걸쳐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해시시 125g과 5-메오-밉트 15.4g 등을 주문하고, 이를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했다. 총 350명 이상이 투약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이었다. A씨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서울 강남ㆍ이태원의 대형 클럽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마약을 유통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클럽이나 뮤직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전모(35ㆍ회사원)씨와 이모(29ㆍ회사원)에게 4회에 걸쳐 해시시 6g(72만원 상당)을 판매했다. 해시시는 대마수지를 건조해 제조한 마약으로 대마초보다 환각효과가 10배 정도 강하다. 5-메오-밉트는 젤리 형태의 신종 마약이다. A씨가 지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는 “마약왕이 되겠다”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범행이 발각되자 부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도망치려 했으나 출국정지돼 검거됐다.
검찰은 A씨 외에도 대마를 밀반입한 힙합 가수 최모(29)씨 등 마약사범 9명을 적발하고 4명을 구속했다. 서울의 한 국제학교 교사 미국인 B(30)씨는 지난해 7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수면유도제 졸피뎀 등을 들여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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