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무본부장이 사실상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에 대해 26일 보다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 본부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지난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나타났고, 거기서 ‘새판’ 이야기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남은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 만큼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 본부장은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정치를 전면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은퇴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가 필요한 때”라며 손 전 고문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 본부장의 이날 발언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본부장은 지난 4ㆍ13 총선 당시 김 대표의 ‘SOS’를 손 전 고문에게 전달한 메신저였다. 당시 김 대표는 정 본부장을 통해 손 전 고문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했으나, 손 전 고문은 응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또 손 전 고문이 더민주 복귀가 아닌 제4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이미 그런 부분에 대해 여러 번 강하게 피력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조속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좀 모호하게 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며 지적했다. 그는 “나라가 어려운 때 손 전 고문의 경험은 나라 전체를 봐서도 큰 자산”이라며 “이제는 그 경험을 국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조속한 당 복귀를 압박했다.
정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김 대표 입장에서 손 전 고문이 적지 않게 신경 쓰인다는 내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손학규계인 한 당선자는 “김 대표 입장에서 손 전 고문의 입장이 선명하지 않아 힘들 수 있다”며 “이 차원에서 손 전 고문의 입장 정리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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