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규모 세계 9위… 수출 규모 세계 6위 ‘K-뷰티 전성시대’
세계 유명 화장품 박람회에서 대한민국 화장품 시선 집중
‘K-뷰티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대한민국 화장품이 아시아의 맹주로 부상하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이 한류 열풍과 함께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유사, 짝퉁 제품들이 난립하는 문제가 생겼을 정도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앞다투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중국 자본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5년 만에 수출액 3.5배 증가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버금가는 성장 역사를 갖고 있다.
대량생산이 시작된 이후 70여년 역사에 불과한 대한민국 화장품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세계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앞서 오늘날 세계 9위의 생산 규모, 세계 6위의 수출 규모를 갖고 있는 화장품 강국이 된 것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 규모는 8조9,704억원. 2010년 6조140억원에서 매년 평균 10.5%씩 성장한 결과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3.1% 성장에 그쳤다.
2012년 전까지 수년간 무역 역조 품목이었던 화장품 생산실적 급상승은 수출 급증에서 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관세청 집계 기준으로 2011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8억1,398만 달러로 수입액인 12억347만 달러에 비해 3억8,949만 달러나 적었다. 2012년에는 적자폭이 2억6,132만 달러로 조금 줄었고 2013년에는 4,390만 달러로 현격히 감소했다.
이후 2014년, 사상 최초로 화장품 무역 흑자라는 역사가 쓰였다. 그것도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4억8,715억 달러나 많은 기록으로 국내 화장품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2015년에는 24억5,0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무려 3.5배나 성장한 수치다. 연평균 성장률도 36.9%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교역 대상국은 118개에서 131개로 13개국이 더 늘었고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모든 대륙에 한국산 화장품이 진출하는 성과도 동시에 올렸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화장품 시장인 중국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있어 제 2의 내수시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중국세관통계자료망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중국 내 수입 화장품 시장의 18%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화장품 강국으로 불리는 미국(14%)과 일본(14%)을 앞서는 수치다.
화장품 산업 종주국인 프랑스(25%)가 선두지만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는 여전히 위력적으로 올해는 1위 자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관세청은 영화·음악·방송 등 콘텐츠 분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산 화장품 선호도가 덩달아 높아졌고 브랜드력이 강화된 덕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 차원의 규제완화와 중소기업 시장 진출 지원사업이 활기를 띤 것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세계 유명 박람회 참가업체 10%가 한국기업
대한민국 화장품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유명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들의 위상도 달라졌다.
유명 화장품 관련 박람회에 한국 기업의 참가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찾는 바이어와 일반 참관객들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시 Saigon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SECC)에서 열린 ‘2016 코스모뷰티 베트남 화장품 미용 박람회’에는 400여개 전체 참가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역대 최대 규모인 47개나 참여했다.
또한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올해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 홍차오 국제관에서 열린 ‘2016 상하이 인터내셔널 뷰티 엑스포(2016 SHANGHAI INTERNATIONAL BEAUTY EXPO)’도 1,800여개 참가 업체 중 한국 기업이 100개를 넘었다. 현지 총판 참가 부스를 포함하면 전체 부스의 10%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2016 중국 상하이 화장품 미용 박람회(THE 21TH CHINA BEAUTY EXPO)’에도 전세계 26개국 7,888개 기업 가운데 독립부스를 포함한 9개 한국관에 참여한 국내 기업 수는 240여개에 달했다.
또한 중국 내 총판업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부스를 개설한 곳을 모두 집계하면 10%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바라보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다. 동시에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각 박람회장의 전시홀은 ‘K-뷰티’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높았다.
한국 화장품 부스를 찾는 참관객들이 많은 것은 물론 한류 스타를 한국 모델로 기용한 해외 기업들, 한국어로 된 홍보 문구, 한복을 입은 마케팅과 K-팝 뮤직비디오를 틀어 놓거나 아예 제품명까지 한국어로 사용한 해외 기업도 등장했다.
각 부스에는 바이어들과 일반 참관객 등 많은 인파가 몰렸고 실제로 박람회장에서 거래까지 이어진 기업들도 적지 않다.
상해 박람회의 경우 일부 한국 부스에는 앞서 개최된 광저우, 베트남 박람회에 왔던 바이어들이 다시 찾아오는 일까지 있었다.
이와 관련 올해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 홍차오 국제관에서 열린 2016 상하이 인터내셔널 뷰티 엑스포에 한국관 주관사로 참여한 이루세 이주형 대표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서 “최근 한국 기업들이 박람회를 많이 찾는 이유는 그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16 중국 상하이 화장품 미용 박람회에 한국관 주관사로 참여한 코이코 김성수 대표는 “참가사 모집이 일찌감치 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참가문의가 계속해서 쇄도해 추가 부스 마련에 애를 먹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 베트남 박람회에 참석했던 아이기스화진화장품 강정희 이사는 “박람회 전체 규모도, 국내 기업들의 참가 현황도 지난해보다 훨씬 커졌고 이곳 바이어들의 관심 또한 확연히 증가했다”며 “3년 정도는 꾸준히 참가해야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당장 이번 박람회에서부터 베트남은 물론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의 바이어들과 계약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수출 의존도 증가, 중국 내 짝퉁 난립 등은 여전히 숙제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한국산 화장품이 아시아 화장품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유럽과 미국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중국에 편중된 수출 그리고 짝퉁, 유사 제품 난립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중국 의존도 심화는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고 있다. 여기에 20% 이상을 차지하는 홍콩 비중까지 더하면 중화권 비중만 60%를 넘는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 마찰 등이 발생할 경우 국내 화장품 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중국은 수출뿐 아니라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면세점 화장품 매출 비중도 1위를 차지해 중국에 대한 국내 시장의 의존도는 수출을 넘어 내수에서도 매년 증가 추세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강력한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과 수입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 강화 등 법 개정을 단행, 국내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중국 화장품 시장은 성장 중이다. 중국은 지금도 한국보다 4배 가까이 큰 화장품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률로 현재 1위인 미국의 시장 규모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화장품은 한류 열풍과 함께 최근 중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에도 다양한 채널에 수출되며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편중된 수출은 분명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여전히 대한민국 화장품의 인지도는 세계 유명 화장품 기업들에 비해 낮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류에만 편승한 영역 확장이 아닌 현지화를 통한 연구개발, 중국 편향의 사업 전략에 앞서 탄탄한 내수 시장 구축 등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드라마 속 아이템이 인기상품으로 부상하며 대량의 저가 모조품이 유통되는 등 짝퉁 화장품 문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앞으로 국내 기업과 정부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로 보인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