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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국경 없는 세계를 말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입력
2016.05.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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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사진작가 로베르토 두테스코(Roberto Dutesco)

사진으로 국경 없는 세계를 말하고,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로베르토 두테스코(Roberto Dutesco)가 그 주인공이다. 로베르토 두테스코는 다면적인 예술가로 그가 다루는 범위는 사진, 영상, 시 등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다. 또한 그의 작품은 패션, 여행, 야생마, 꽃, 바위 등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진실, 아름다움, 평화 등 시각적인 재현을 넘어 세상에 대한 사랑이 묻어 있다. 그런 그의 작품 60여점이 지난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데이스프링 아트그룹 주최로 전시됐다. 세계 유명 인사들의 찬사를 받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로베르토 두테스코 개인전을 찾아 그가 보는 뷰파인더 너머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Q. 사진작가로서 앞으로의 길을 발견하고 깨닫게 된 순간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진기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만 부쿠레슈티 국립 예술 대학에서 회화, 조각, 그림을 배웠고 또 정식으로 사진을 몬트리올에서 배우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앞으로의 길을 발견한 순간을 말하라고 한다면 몬트리올로 오기 전이었던 것 같다.

부쿠레슈티에서 살고 있을 때, 내 가족은 사진과 사진기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겼다. 아버지는 좋은 사진기를 갖고 있었고, 삼촌은 사진가였으며, 할아버지 또한 사진을 찍었다. 집에는 500장이 넘는 사진이 담긴 박스들이 있었고, 늘 그 박스 속에 있던 사진들을 보고,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그 사진 박스가 나에게 시각적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발견하게 해 준 첫 번째 순간이었을 것이다.

사진작가로서의 삶의 여정이 시작된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 보다는 더 뒤의 일이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이었지만 집이 부쿠레슈티에서 몬트리올로 이사하고 난 후 공장에서 복잡한 도식들과 컴퓨터 선들과 씨름하면서 카메라를 하나 산 것이 시작이었다.

카메라를 산 이후 꽃과 가족들을 찍기 시작했고 동료들 중 한명이 사진을 한 장에 5달러에 주고 사가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가판대 잡지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나라도 못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나의 사진작가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Q. 사진작가로서의 여정도 듣고 싶다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후 나는 3년 과정의 Dawson Institute of Photography에 등록했다. 그 후 당시 몬트리올의 최고 사진작가의 조수로 근무하며 밤새 500여장의 사진을 인쇄하고 그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경험했다.

최고의 사진작가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초보 사진작가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당시 내가 다니던 3년간의 교육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으로 시작할 때 30명이었던 교육생은 끝나는 당시 오직 2명만이 남았고, 그 2명 중에 한명이 나였다.

이후 패션 사진작가가 되었고,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lle, Flare, Allure, Vogue, Rolling Stones 등의 잡지에 나의 사진이 실렸고, 스튜디오를 맨해튼에 열기까지 했다.

기억나는 작업들이 몇 가지가 있다. Elle가 캐나다에 막 발간되었을 때 두 번째 호의 표지 작업을 진행하고 VERI의 브로슈어 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외에도 Request Jeans라는 회사의 패션 작업을 진행해 Details 잡지에 실렸고 스포츠웨어 회사 Suzy Shier, 속옷 회사 La Senza(현재는 Victoria Secret에 인수됨), 그리고 Lee Jeans, Hollywood Jeans, Buffalo Jeans에 생기 있고 매력적인 광고를 촬영했다.

Q. 40여개국을 여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One World’라고 불린 사진 여행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One World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곳에서 시작되었다. 그 중 하나는 다른 탐험가와 마찬가지로 세계가 둥근지 보고 싶었다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출발한 세계 일주였지만 구체적인 목적지가 있지는 않았다. 다만 어디에서 멈출 것이고 왜 멈추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원칙은 갖고 있었다.

평소 고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3개월간의 여정 속에서 왕궁, 숲 등 다양한 경험으로 자연과 함께 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사진집은 Rock and Things라는 이름으로 나올 예정이며 Time Squared라는 영상 작품도 만들었다.

여행 중 기억나는 일은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이다. 그가 평화와 더 나은 세계에 대한 비전으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고 그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매료되어 우연한 기회에 그를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40여개국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직후 몬트리올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때 낸 아이디어가 ‘One World’였다. 국경 없이 살고 있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그것은 2004년 여름의 일이었다.

Q. 꽃을 찍은 사진도 유명하다. 꽃이 갖는 의미가 있나

나는 항상 몬트리올에서 찍었던 첫 꽃 사진을 기억한다. 패션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당시에도 나는 항상 꽃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꽃은 어떻게 느낄까. 그리고 내가 느낀 것을 그들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또한 꽃은 색들은 도대체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까’라는 생각했다.

그래서 몇몇 튤립은 그동안 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촬영을 했다. 사진기를 생화 튤립에 근접해 찍으면서 나는 꽃잎이 피는 움직임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은 나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다.

당시 촬영을 핫셀블라드로 접사 촬영을 했는데 흥분 속에서 조리개를 조이는 것을 그만 잊었고 이미지들은 과노출이 되었다. 분명 사고였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으로 나는 꽃에 대해 더 깊숙이 탐구하게 되었고 이 일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Q. 시도 직접 쓴다. 시는 어떤 의미인가

시는 젊었을 때부터 항상 써 오던 것이었다. 하지만 문학에 별로 재능이 없어 격려를 받지는 못했지만 감정적인 면에서 시와 늘 함께 하고 있어 작시를 시작했다.

이러한 작시는 여행 중에도 계속되었고 지금까지 150편의 시를 썼다. 시에 대한 영감은 아침 일찍 오기도 하고 밤 늦게 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시를 별로 고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쓰지도 않는다. 쓰고 계속 나아갈 뿐이다.

Q. 사진을 보면 사람, 말, 모래언덕, 바위, 꽃이 있다. 그 소재들에는 무엇이 있나

사실 나는 소재들 사이에 그렇게 큰 차이를 두지 않는다. 그것들은 소재일 뿐이고, 그렇게 존재할 뿐이다. 물론 촬영 방법에 있어서 꽃을 찍는다는 것은 바위를 찍거나 야생마를, 혹은 바다나 구름을 찍는 것과 다르다.

하지만 사물만 놓고 본다면 그것들에는 큰 에너지가 있고 사진은 그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사진을 통해 또 다른 존재를 만들어 내고 그 에너지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Q. 저서인 ‘Ethereal Reflections’를 세계의 어린아이들에게 헌정했다. 작품을 통해 세계에 어떻게 공헌하고 싶나

세상에, 세계에 공헌한다는 말은 매우 어려운 말이고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굳이 말을 하자면 내 딸을 통해서 세계에 공헌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 한 살인 내딸 마야는 말없이 크고 있지만 수많은 의도들을 갖고 있고 또 궁금증을 갖고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탐험하고 있다.

나는 그 새로운 시각이 영원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딸이 가리키는 모든 것을 가르쳐 줄 수는 없지만 내 딸이 사물을 보도록 격려하고 그것을 유도해 줄 수는 있다.

내 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그것은 내 딸이 아닌 모든 아이들에게 책의 한구절 처럼 ‘신적으로 알아챌 수 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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