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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챔스리그 결승… 네 남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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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챔스리그 결승… 네 남자의 전쟁

입력
2016.05.2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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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보다 훨씬 수준 높은 토너먼트 대회다.”

알렉스 퍼거슨(75)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유럽의 쟁쟁한 팀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올라온 두 클럽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결승은 2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쥐세페 메아차에서 펼쳐진다.

지단 vs 시메오네

초짜와 베테랑 감독의 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지네딘 지단 (44ㆍ프랑스) 레알 감독은 한 시대를 풍미한 특급 스타출신이지만 사령탑 경력은 일천하다. 올 1월 부진에 빠진 레알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팀 내의 특급 스타들을 단기간에 휘어잡았다. 정규리그에서는 FC바르셀로나에 아깝게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 레알에서 뛸 때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애칭. 손잡이 모양이 큰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를 한 차례 들었던 그는 이번에 정상에 오르면 선수와 감독으로 유럽을 제패하는 7번째 사람이 된다.

이에 반해 디에고 시메오네(46ㆍ아르헨티나) 감독은 지략가로 꼽힌다.

선수 시절에는 거친 플레이로 정평이 난 미드필더였지만 지도자로 변신해서는 놀라운 전술 구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에 아틀레티코를 맡아 2013~1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레알과 FC바르셀로나의 양강 구도를 흔들었다. 그는 레알에 빚이 있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역시 레알과 맞붙어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레알이 ‘창’이라면 아틀레티코는 ‘방패’다.

레알은 올 시즌 정규리그 38경기에서 110골을 넣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12경기에서 27골을 폭발했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정규리그 38경기에서 단 18실점만 할 정도로 ‘짠물수비’를 자랑한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단단한 수비 뒤 역습 전략으로 최강 바르셀로나(8강)와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4강)을 물리쳤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왼쪽)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그리즈만. EPA 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왼쪽)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그리즈만. EPA 연합뉴스

호날두 vs 그리즈만

국내 팬들은 레알의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포르투갈)에게 ‘골무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골 넣는 공무원’이라는 뜻이다.

그는 득점에 관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08년과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던 2014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각각 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번 결승에 올라 모두 골 맛을 본 이는 호날두를 포함해 단 4명뿐이다. 호날두가 만약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또 그물을 가르면 세 번의 결승에서 모두 득점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6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는 결승에서 2골을 보태면 2013~14시즌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다득점(17골) 기록도 갈아 치운다.

축구는 실점을 안 하면 지지 않는다. 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으면 이길 수도 없다. 수비가 강한 아틀레티코의 딜레마를 해결해 준 선수가 ‘작은 악마’ 앙투안 그리즈만(25ㆍ프랑스)이다. 레알 소시에다드 시절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던 그리즈만은 2014년 아틀레티코로 이적해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번 경기가 프로 데뷔 후 첫 결승이라 각오가 더 남다르다.

우승상금 200억원 ‘쩐의 전쟁’

챔피언스리그는 ‘억’ 소리 나는 돈 잔치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32팀은 기본수당 1,200만 유로(160억 원)을 받는다. 조별리그 승리 수당은 20억원, 비기면 7억원이다. 16강에 오르면 75억원, 8강 80억원, 준결승은 100억원이 나온다. 레알과 아틀레티코가 지금까지 수당으로 챙긴 금액만 각각 525억원, 433억원이다. 우승 상금은 200억원, 준우승은 140억원이다. 대회 후 UEFA가 중계권료와 입장권 판매, 스폰서십으로 올린 수익 중 일부를 배당금 형태로 나눠주는데 레알과 아틀레티코에게 200억~300억원씩 돌아갈 전망이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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