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의회의 후반기 의장 선출 작업이 안갯 속이다. 의석수 변화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자격 정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종잡을 수 없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상전 의장이 지난 2월 탈당에 이어 3월 말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여야 의석 분포에 변화가 생겼다. 9대 5이던 더민주-새누리 의석수가 8대 6으로 좁혀진 것이다. 더민주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의장 자리를 그대로 가져갈 지는 미지수다. 고준일(도담동)ㆍ정준이(비례)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무소속 이해찬 후보 지지에 따른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것도 부담이다. 더민주 내부의 추가 이탈 가능성과 함께 무소속 김정봉 의원의 캐스팅보트 역할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민주 의원들은 일단 다음 달 중순부터 후반기 의장 선출 현안을 본격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더민주 소속 한 의원은 “내부적으로 좀 심란하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며 “의장 추천 인사를 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은 만큼 여유 있게 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더민주에겐 아주 중요한 변수가 있다. 바로 공천 배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해찬 의원의 복당 여부다. 이 의원이 복당하면 자연스럽게 이 의원을 중심으로 후반기 의장 인사의 가닥이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복당 시기가 의장 선출 이후로 미뤄진다면 상황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후반기 의장과 관련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의장 추천 인사 등과 관련한 논의를 표면화하지 않았고, 향후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 새누리 소속 한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끼리 후반기 의장과 관련해 어떤 논의도 한 적 없다”며 “다만 새누리 의원의 의장 선출 여지는 있다고 판단된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장의 뒤를 이을 후반기 의장으로는 더민주의 경우 윤형권(한솔동) 의원과 박영송(조치원읍) 의원이 거론된다. 제1부의장이기도 한 윤 의원은 임 의장의 탈당에 따른 불신임안 처리 과정에서 이른바 ‘각서’ 문제에 휘말린 게 아킬레스 건이다. 박영송 의원은 교육위원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펼쳐 최근 위민의정대상을 받으며 나름의 입지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에선 제2부의장을 맡고 있는 장승업(연기면ㆍ연동면) 의원이 의장 추천 인사로 꼽히고 있다. 본인은 욕심이 없다면서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어차피 시의회는 후반기에 개편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더민주의 정비 속도와 새누리당의 입장 정리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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