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일자리 환경 격변
시장 흐름ㆍ디지털 활용 능력 필요”
김범수(50)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1998년 32세에 한국 최초의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만든 주역이다.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친 NHN 공동대표를 지낸 뒤 2006년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했다. 국내 스타트업 신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김 의장은 26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평생 할 수 있는 일, 업(業)을 찾아라”고 당부했다. 인공지능(AI)‘알파고’의 등장이 예견한 로봇과의 경쟁과 일자리 환경의 급변 속에서는 직장 대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김 의장은 이날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경기 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에 공식 취임하며 차세대 창업인들을 이끌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지금은 고용 사회의 종말과 저성장을 한꺼번에 맞은 시기”라며 “직업 하나로 평생을 사는 시대는 끝이 났다”고 진단했다. 이번 스타트업캠퍼스의 역할도 청년들이 업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는 전문 지원기관으로 정했다.
김 의장은 지금과 같은 교육과정에 의존해선 업을 찾기 힘들다고 매섭게 꼬집었다. 평생 몰두할 업은 공부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으로부터 오는 직관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의장은 모두가 혁신이라고 입을 모으던 아이폰을 손에 쥐었을 때 스마트폰 생태계만이 살길이라는 직관이 생겼고, 이를 실천으로 옮긴 결과 모바일 생활 플랫폼 카카오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심히 경기를 준비한 축구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축구장이 갑자기 야구장으로 바뀌었다고 상상해 보라”며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등이 미래 일자리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황에서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은 더 이상 작동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캠퍼스의 비전 역시 “시장의 흐름, 디지털 활용 능력 등을 가르치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성장하고 시행착오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현장”으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캠퍼스에 자생력을 불어넣어 장기적으로 창업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스타트업캠퍼스는 사회공헌과 다르다”며 “프로그램별로 합당한 수준의 비용 구조를 마련,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초대 총장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스타트업 캠퍼스는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창업, 성장, 해외진출 등 신생 창업 기업의 모든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전문 육성 기관으로, 건물 3개동에 연 면적 5만3,790㎡의 규모를 자랑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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