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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박계 추천 비대위원장으로 혁신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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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박계 추천 비대위원장으로 혁신되겠나

입력
2016.05.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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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26일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내정했다. 검사 출신인 김희옥 전 공직자윤리위원장은 법무차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거쳐 동국대 총장을 지냈다. 당초 비대위와 혁신위 분리안이 전국위원회 개최 무산으로 좌초된 뒤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계 최경환 의원,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와 3자 조율한 결과다. 친박계나 비박계 좌장이 거부하지 않은 인사인 만큼 일정부분 중립성이 담보돼 오랜 지도부 공백 해소와 함께 당 정상화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당면 과제인 혁신의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4ㆍ13 총선 참패와 함께 40여일 간의 지도부 공백을 부른 새누리당 위기의 근원이 친박 패권주의이며, 여전히 다수계파인 친박계가 위세를 부리는 상황에 비춰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낙점은 혁신보다는 오히려 계파 갈등 봉합에 초점이 맞춰진 인선이라는 인상이 우선 짙다. 집권당이 원내 2당으로 전락하고, 지지율마저 급락해 야당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지금의 처지에 비추어서나, 분당 과정에서 와해 위기에 직면해 여당 인사였던 김종인씨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더불어민주당의 과단성과 비교해도 김 내정자 인선은 변화 의지의 강도 면에서 크게 부족해 보인다.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내정이 친박계 추천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져, 난제인 계파 청산을 과연 제대로 실행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가 짙다. 나아가 비상대책위원 구성에서도 친박계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계파 균형 인사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정쩡한 구성으로는 집안싸움만 하다 혁신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결과물만 내고 말았던 정당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다.

김 내정자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당 내외의 이러한 우려를 감안한 듯 “퇴행적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며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임”이라고 밝혔다. 지금 새누리당의 위기는 친박계의 무모한 계파 패권주의와 정당 민주주의 실종에서 비롯됐다.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등 돌린 민심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고, 정권 재창출도 장담할 수 없다. 혁신비대위가 가야 할 방향이 이처럼 분명한데, 계파 청산은커녕 다수계파에 휘둘러 혁신을 앞에 두고 좌고우면할 경우 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김 내정자가 말만큼 행동으로 혁신을 보여주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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