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대권 도전 의지를 시사하면서 26일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들이 일제히 초강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감시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회사의 한 임원이 반 총장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에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성문전자가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7,020원에 장을 마쳤다. 성문전자는 반 총장 방한 전날(24일)엔 18.92% 급락했었다.
대표이사가 반 총장의 외조카라고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인 지엔코도 이날 상한가(29.98%)로 마감하며 3,165원까지 올랐다. 반 총장의 방북 이슈로 테마주에 합류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재영솔루텍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전날의 2배 수준으로 뛰었고 상한가 매수 대기 잔량만 63만주가 쌓일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반 총장의 친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을 맡고 있어 테마주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보성파워텍도 13.96% 올랐고 반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있는 자동차 엔진 제조업체인 광림도 9.76%의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한창(6.67%), 씨씨에스(9.95%), 휘닉스소재(3.63%) 등 전날 약세를 보인 테마주 대부분이 이날 강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반 총장 방한을 계기로 정치인 테마주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검찰 등 수사당국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정치인 테마주 감시 강화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제도부장은 “모든 관련 종목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상 징후가 심각해지면 즉각 시장에 경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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