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의 의지와 집중력이 마침내 벅 쇼월터(60) 볼티모어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현수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전에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2루타 2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볼넷 1개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장타 2개, 그리고 4번 출루에 성공한 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3안타 경기는 두 번째다. 시즌 타율은 4할3푼8리(32타수 14안타)까지 치솟았고, 출루율도 5할1푼4리가 됐다.
김현수가 6경기 만에 잡은 선발 출전 기회에서 팀 내 최고의 활약을 펼치자 쇼월터 감독은 경기 후 볼티모어 선과 인터뷰에서 “내일도 김현수가 선발로 출전한다”고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규시즌 개막 전 시범경기 부진만 놓고 김현수를 평가절하했던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의 마이너리그 거부권 행사에 어쩔 수 없이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켰지만 철저한 백업요원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간간이 찾아오는 기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날 시즌 최고의 활약 앞에선 더 이상 쇼월터 감독도 외면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주전 좌익수 자리를 따낸 조이 리카드(25)의 최근 부진도 김현수에게 마음이 기우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리카드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9푼5리에 그치고 있다. ESPN이 집계한 공격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OWAR)는 김현수가 13경기만 출전하고도 0.4로 팀 내 7위지만, 리카드는 44경기에서 0.2로 김현수보다 떨어진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때린 안타 11개 중 내야 안타가 4개로 운이 따랐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날은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힌 2루타를 2개나 쳤다. 1-0으로 앞선 2회초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김현수는 1-3으로 뒤진 5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휴스턴의 오른손 투수 콜린 맥휴(29)의 시속 142㎞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깊숙한 2루타를 쳐 냈다. 이어 6회초 2사 1루에서는 펫 네섹(36)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내야를 총알같이 꿰뚫는 안타를 때렸다. 휴스턴 내야진은 1루 쪽으로 내야수들을 이동시켜 ‘김현수 시프트’를 걸었지만, 김현수는 강습 타구로 시프트를 뚫고 2루타를 만들었다.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스트라이크에 몰리고도 윌 해리스(32)의 커브를 가볍게 밀어 쳐 3안타째를 때렸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3-4로 졌다.
하루를 쉰 박병호(30ㆍ미네소타)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홈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7-5로 승리한 미네소타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4-6으로 끌려가던 6회초에 등판, 1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등판하자마자 안타 2개를 맞고 몰린 2사 1ㆍ2루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24)에게 던진 시속 137㎞ 슬라이더가 왼쪽 담장으로 넘어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피홈런이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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