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맞교환으로 석방…옥중 단식투쟁·애국발언 화제
‘우크라이나 잔다르크’로 불리던 나데즈다 사브첸코(34)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감옥에서 석방돼 고국으로 금의환향했다. 그는 크림반도를 강탈한 러시아에 맞서 옥중 생활 동안 단식투쟁과 애국발언을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애국심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사브첸코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 군인 2명과 맞교환 하는 조건으로 풀려나 대통령 전용기로 수도 키예프에 있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수많은 환영 인파가 “사브첸코”를 연호했고,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를 직접 맞아 들이며 “러시아한테서 사브첸코를 되찾았고, 다음에는 빼앗긴 크림반도를 되돌려 받을 것이다”라며 환영했다.
우크라이나 최초의 여성 조종사인 사브첸코는 2014년 6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주에서 벌어진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벌어진 전투에 보병으로 참여했다 포로로 잡혔다. 러시아는 사브첸코를 체포한 후 전투 과정에서 민간인을 사살했다는 누명을 씌워 러시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폭력적 민족주의를 부각시키는데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사브첸코는 러시아의 압박과 회유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휴대폰 통화기록을 증거로 내세워 러시아에 납치돼왔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러시아 당국이 올 3월 사브첸코에게 살인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하자 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동안 우크라이나어로 노래를 부르는 등 용감한 모습을 보였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맨발로 키예프에 도착한 사브첸코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위해 살거나 죽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여전히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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