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명한 작가 겸 번역가인 양장(楊絳) 여사가 25일 향년 10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11년 7월 베이징(北京)에서 출생한 고인은 칭화(淸華)대 석사과정에서 외국어문학을 전공했고, 해외유학을 다녀온 뒤 칭화대 외국어과 교수와 중국사회과학원 외국문화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간부학교 이야기’(干校六記), ‘우리 셋’(我們三) 등 주옥 같은 산문을 남겼고, 특히 그가 번역한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1939년 이후 영국산문작품’ 등은 중국 번역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본명이 양지캉(楊季康)인 고인은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인 첸중수(錢鍾書ㆍ1910~1998)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학계인사들은 그가 산문과 번역작품에서 보여준 밝고 투명한 필치를 기렸고, 그들 부부가 남긴 학문에 대한 기품 있는 자세를 추모했다. 미ㆍ중미과기문화교류협회 셰자예(謝家葉) 회장은 “첸중수ㆍ양장 부부는 권력과 부귀를 탐하지 않고 문학과 학문에만 매진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고인이 이날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베이징 셰허(協和)병원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그의 이름이 한 때 최다 검색어에 올랐고,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고인에 대한 특별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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