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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편한 흐름

입력
2016.05.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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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9단

흑 박진솔 6단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5> 박진솔은 1986년생으로 2002년에 입단했다. 입단하자마자 바로 삼성화재배 본선에 올라 크게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내외 기전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 최근에는 국내 랭킹 4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43기 명인전 예선에서 한상훈, 서중휘, 이용수, 김형환을 꺾고 입단 후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뒤 16강전에서 안국현을 제쳤다. 지난해 이 바둑을 둘 때는 6단이었지만 작년 말에 7단으로 승단했다.

바둑은 일찌감치 백이 편한 흐름이다. 대충 형세를 살펴보면 흑은 좌변과 좌하귀가 각각 10집 정도, 우하귀가 15집에 중앙을 포함해도 40집이 채 안 된다. 이에 반해 백은 우변만 해도 20집이 훨씬 넘고 좌변도 10집 이상, 중앙과 상변에 덤까지 포함하면 40집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두터움 면에서도 크게 앞서 있으므로 사실상 백의 승리가 거의 굳어진 셈이다.

앞으로 흑이 기대할 곳은 하변뿐이므로 박진솔이 3~7로 밀어 올렸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다. 어차피 8 때 9로 다시 지킬 것이라면 애당초 <참고1도> 1 정도로 두는 게 더 나았다. 10 때 11, 12를 교환한 것도 좋지 않았다. 선수로 백돌을 살리긴 했지만 괜히 자충 형태를 만들어서 결국 10부터 18까지 죽죽 밀렸으니 득보다 실이 많다. 지금은 흑이 불리한 상황이므로 <참고2도> 1로 반발한다든가 해서 뭔가 역전의 실마리를 구했어야 했다. 실전 진행은 백의 입장에서 너무 편하게 반면이 정리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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