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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석연치 않은 엔트리 말소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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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석연치 않은 엔트리 말소 그 후

입력
2016.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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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한국일보 자료사진
LG 봉중근.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1일 잠실 kt전에서 시즌 첫 엔트리에 등록된 봉중근(36ㆍLG)은 선발 등판 후 이튿날 말소됐다. LG 코칭스태프는 봉중근이 1군에서 선발로 공을 던지기에는 아직 정상적인 구위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233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던 이날 경기의 성적은 3이닝 2실점이다.

봉중근은 1군에 올라가기 전까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외관상 최악의 피칭을 했다.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4.34로 부진했다. 이에 대해 양상문(55) LG 감독은 “봉중근은 1군 투수다. 퓨처스리그와 1군 무대는 다르고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고 확고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2008~2010년)에 3년 연속 20세이브 이상(2012~2014년)을 올린 봉중근 정도의 클래스라면 2군 등판은 몸 상태 점검 차원이지 눈에 보이는 성적이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달 17일 고양 다이노스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봉중근은 3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는데 변별력이 없는 경기였다. 심한 강풍으로 나머지 4개 구장의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이 경기만 열렸다. 내야 플라이 타구에 1루수가 콜을 했는데 3루수 쪽에 떨어질 정도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다. 수비 실책 2개와 기록되지 않은 실책 등이 포함되는 악전고투 속에 나온 투구 성적이었다.

여러 정황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1군에 호출된 것으로 보였던 봉중근의 첫 등판은 하루 만에 성급했던 복귀로 결론 내려졌다. 부상을 당했거나 전략적인 차원, 혹은 경기 외적인 특별한 귀책 사유가 아니라면 베테랑 선수가 하루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부진한 2군 성적을 배제하고 올렸을 때는 단 하루 투구로 판단하겠다는 계획은 아니었을 것이다. 2군 코칭스태프와 충분한 교감을 통해 “선발로 던질 수 있을 만큼 몸이 만들어졌다”고 기대감을 갖고 1군 무대에 세웠다.

봉중근도 경기 후 “1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볼이 많았다. 1군이나 2군이나 같은 경기지만 1군 경기가 더 집중되고 점점 감이 잡혀간다. 다음 경기에는 투구 수를 줄여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고,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양상문 감독도 경기 직후엔 “시즌 첫 선발 투구로 부담이 컸을 텐데 초반 어려움을 딛고 나름 좋은 투구를 해줬다. 컨디션을 조금 더 올리면 좀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가 이튿날“우리가 원하는 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지난 2일 말소된 봉중근은 2군이 아닌 재활군으로 내려가 몸을 추스른 뒤 지난 21일 이천에서 열린 KIA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다. 그런데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7회초에 나갔다. 연봉 3억원을 받는 봉중근은 어찌 됐든 LG의 기둥 투수다. 5년 만에 선발로 시작하려 했던 올 시즌 제대로 검증조차 받기 전에 그의 입지가 좁아질 대로 좁아진 모양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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