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潘 발언 소식 전하자
듣는 둥 마는 둥 무반응
비박은 “놀랄 만한 일” 반응 속
“혹독한 검증과정 견딜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드러낸 것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은 차기 대권 후보 인물난 우려를 씻을 수 있다는 기대로 한껏 고무됐다. 야권은 유엔 사무총장 역할에 충실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충청 출신의 친박계 중진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반 총장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충청 대망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검증된 지도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도자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은 일”이라며 “오세훈(전 서울시장)ㆍ남경필(경기지사)ㆍ원희룡(제주지사) 등과 경쟁하면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다면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박계인 홍일표 의원은 “그 동안 확실한 의사 표명을 않던 반 총장이 분명한 뜻을 밝혀 놀랍다”며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반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상당히 혹독한 검증 과정이 될 텐데 잘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빠뜨리지 않았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피선거권이 있다면 누구든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면서도 “반기문 총장의 오늘 언급이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인지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엔 사무총장을 임기 중에 정치적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나라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본인 희망대로 유엔사무총장의 임기를 잘 마치도록 도와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소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밤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의 부친상 상가를 찾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반 총장의 발언을 전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문 전 대표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고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외교관으로서 의례적 표현을 사용했지만 대권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한다”며 “향후 그분의 행보나 정치권의 동향은 조금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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