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종 서울서부지법원장은 25일 동성커플인 영화감독 김조광수(51)씨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2)씨가 혼인신고서 불수리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불복 소송을 각하했다. 별도의 입법 조치가 없는 한 ‘동성간 결합’을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다.
이 법원장은 “시대ㆍ사회ㆍ국제적으로 혼인제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이 변화했다고 하더라도 현행 법체계 하에서 법률해석론만으로 동성간 결합이 혼인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헌법과 민법 등 관련법은 성 구별적 용어를 사용해 혼인은 남년간의 결합이라는 점을 기본 전제로 놓고 있으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이를 따른다”고 설명했다.
김조 커플은 2013년 결혼식을 올린 뒤 그 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구청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고, 이들은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따라 동성혼도 인정된다”고 주장하며 2014년 5월 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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