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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평범녀 인생의 축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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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평범녀 인생의 축소판

입력
2016.05.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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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같아."

tvN 월화극 '또 오해영'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늘고 있다. 드라마는 3040 여성층 사이에서 18%이상의 높은 지지율로 사랑 받고 있다. 입소문은 빠르게 퍼져 방송만 했다 하면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첫 회 2.1%로 출발해 2회 3%, 3회 3.3%, 4회 4.3%, 5회 5%, 6회 6.1%, 7회 6.6%, 8회 7.8%까지 치솟았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또 오해영'에는 캐릭터가 살아있다. 평범녀, 나쁜남자, 미인, 말 많은 남자, 진상, 술꾼, 꽃뱀, 부자 등 별의별 세상 사람들이 다 나온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누구 하나 놓치는 사람이 없다. 그 중심엔 평범한 여주인공 오해영이 있다. 오해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현실의 여성들에게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극중 서현진이 연기하는 오해영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적당한 열등감을 가졌고 누군가에 자격지심도 느끼고 칭찬에 약하고 밤마다 야식을 즐긴다. 부모님 사랑 듬뿍 받으며 학창시절을 나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인생이 꼬여버렸다. 결혼 전날 파토 나고 승진명단에서도 누락되고 집에서도 쫓겨났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오해영은 가장 평범한 방법인 술과 눈물로 애써 힘든 일을 잊어보려 한다.

꾹 참았던 솔직한 감정들을 딱 한 곳에 털어놨는데, 바로 박도경(에릭)이다. 박도경은 여느 로맨틱코미디에 등장하는 완벽한 왕자님이나 까칠한 재벌2세도 아니다. 사랑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엄한 남자 구치소까지 가게 만들었으며 그 남자와 결혼을 앞뒀던 여자는 결혼식 전날 대차게 차였다. 그 여자가 오해영인걸 알면서도 박도경은 그녀를 사랑하려 한다. 이런 세상에 둘도 없는 나쁜 남자인데 오해영은 이를 알지 못한 채 매회 사랑고백을 한다.

오해영과 박도경 사랑의 방해꾼들은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존재로 나온다. 어쩌면 오해영의 전 약혼남 한태진(이재윤)과 박도경의 전 약혼녀 예쁜 오해영(전혜빈)은 극중 가장 불쌍한 사람일 수 있다. 한태진은 박도경에게 억울하게 당했고, 예쁜 오해영은 애정결핍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반면 비현실 요소도 있다. 박해영 작가는 드라마에 '내가 힘들다고 말하지 않아도 위로를 건네는 남자'라는 여성들이 판타지를 심어 놨다. 박도경은 오해영에 관한 미래를 보고 위험한 순간 나타난다.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소리만으로 오해영을 찾아내는데, 이러한 비현실적 장치들이 로맨스 요소로 작용한다. 여성시청자들에게 공감과 함께 대리만족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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